나의 시편들

귀하거나 비천하거나

금강수 2022. 5. 14. 22:47

귀하거나 비천하거나 / 금강수

스스로를 주체할 수 없을 때
사방팔방으로 퍼트리는 씨앗처럼
튕겨나가는 순간 하늘로 부양하는
절정을 경험한다

양지 바른쪽에 떨어지면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바위산에 떨어진다면
싹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삶이 지난할 것이다

더한 혹한으로 내몰리면
생명을 부지할 수도 없는
냉혹함에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할 것이다

이 또한 버티고 견딜 일이다
숨 쉴 공간만 주어진다면
진흙탕이나 뻘구덩이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 보담 나으리
라고 위안을 삼을 일이다

썩어 자취조차 없다면
얼마나 허무한 일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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