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편들

내 나이쯤에는

금강수 2024. 3. 14. 11:06

내 나이쯤에는 靑林 금강수 간밤 감미로운 잠에 취해 아침나절에 깨어나 눈을 뜨면 고향집 어머니가 아침밥을 준비하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부엌에서 들리는 듯하다 객지 생활의 여독이 켜켜이 쌓이고 머리에 백발이 성성한 나이에 그것도 어머니께서 이승을 하직한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 한데 여태도록 살아계시기라도 한 듯 몽롱한 의식에 사로잡힌다 벌떡 일어나 정신을 차려보면 고향집이 아니다 도회지를 찾아 타향살이가 몇 십 년째 회한만 가득한 이부자리를 걷어 올리며 내가 머문 곳이 어제 그 자리 그 장소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내 나이쯤에는 시공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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